생활글

2008. 4. 24. 15:15


나는 뽐내기 위해 글을 쓴다.
잘하는 것, 좋은 것만 쓰고 싶어 한다.
회사를 다니는 4년 동안 뽐내는 글을 썼다.
나를 숨기고, 우리도 숨기고
잘못한 것, 부족한 것, 다 숨기고
뽐내는 것만 썼다.
예쁘게, 또는 최소한 깔끔하게 포장해 은근히 자랑하기.
그것이 나의 일이었다.
그런 글을 쓰고
매달 꼬박꼬박 월급을 받았다.
 
벗으려 해도
씻어내려 해도
이 더러운 습관이 온몸에 찰싹 붙어있다.
난 글을 쓰고 싶어
그 일을 시작했었는데
이제는 그 일이 나의 글을 앗아갔다.
 
부끄러운 것
괴로운 것
슬픈 것
힘든 것
매일 지치게 하는 것
짜증나는 것
미워하는 것
감추고 싶은 것
이젠 이런 것들을 써야 한다.

내 글
나의 생활, 참 생활글을 써야 한다.
 

* 풀무학교 환경농업전공부 '농부와 인문' 다섯번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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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처럼... 때로 흔들려도 꿋꿋하게 그 자리에 by cosmosl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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