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연스럽고 건강하고 책임있는 육아에 대한 여름이 엄마의 몇가지 생각


"아직도 젖 먹어요?"
요즘 18개월 된 우리 아들 여름이와 있을때, 종종 듣게 되는 질문이다. 총총 잘도 걸어다니고, 밥이고 과일이고 뭐든 잘 먹는 여름이를 본 사람들이 모유수유하는 모습을 보게되면, 백이면 백 묻는 질문이다.

"네. 아직 먹이고요. 만 2살될때까진 먹일 생각이예요" 매번 반복되는 질문에 대한 나의 답도 언제나 똑같다. 유니세프나 국제모유연맹에서도 2-3세까지 모유를 먹이도록 권장하고 있다. 게다가, 전혀 예방 주사를 맞지 않은 여름이의 면역을 길러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모유수유라 생각하기 때문에, 최소 2년간은 먹이고 싶다는 이야기도 덧붙인다.

이 쯤 되면 또 걱정의 말씀이 줄을 선다. "그래도 예방주사는 맞아야지. 한번도 안맞았단 말이예요?" 여름이는 아직 한번도 주사를 맞아본 적이 없다. 열이 39도가 넘어 해열제를 하루 동안 먹인적이 있지만, 예방접종을 비롯해서 아무런 주사도 맞지 않았다.

여름이를 낳기 전, 한 아기엄마를 만났는데 그분께 첫째 아이는 아무 생각없이 예방접종을 했는데, 아토피가 너무 심해서 둘째는 예방접종을 일부러 안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처음으로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다는 분을 만난 것이라 참 낯설었고, 저래도 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분이 소개해준 책을 두 권 읽고, 예방접종을 안하기로 결정했다. 책에는 예방접종 약을 어떤 성분으로 만들었는지, 아토피를 비롯해 발달장애나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는 무서운 부작용, 다국적 제약회사의 로비 등 내가 전혀 모르고 있었고 생각조차 해보지 못한 이야기가 많았다.

우리나라 산부인과에서 아기를 낳게되면, 바로 B형 간염예방접종을 한다. 생후 6개월 내에 맞아야하는 예방접종만 5가지이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만 해도, 최소 3개월이 지나야 예방접종을 시작한다. 최소 3개월간 아이가 자라온 모습을 보고, 그 아이 상황에 맞게 예방접종 일정도 진행하는 것이다.

우리는 여름이를 산부인과가 아닌, 조산원에서 낳았기 때문에 예방접종에 대해서도 우리 생각대로 할 수 있었다. 부모에게 묻지도 않고 무조건 예방주사를 놓는 산부인과와는 달리 조산원은 예방접종을 원할 경우, 보건소나 병원에서 맞을 수 있다고 안내를 해준다. 이쯤되면 보통 "무슨 70년대도 아니고, 안전하게 산부인과에서 낳아야지 왜 조산원에서 아이를 낳았냐?"는 질문이 또 꼬리를 물고 나온다. 

진통은 길었지만, 아무런 화학적인 개입없이 남편과 함께 오롯히 고통을 견뎌내고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여름이를 낳고 탯줄도 자르기 전에 바로 젖을 물리고 한참 품에 안고 있었던 그 기적같은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보통 조산원에서 아이를 낳겠다고 하면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가 안전하다고 믿고 있는 산부인과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 오진, 경솔한 수술에 대해서도 진지한 고민과 걱정이 절실하다. 

모든 아이가 조산원에서 태어나, 예방접종도 하지 않고, 모유를 먹고 자라야 한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단지 아기를 낳기 전에 정말 준비해야 할 것은 예쁜 아기 내복이나 우유병이 아니라는 말이다. 철저히 상업주의에 물들어 있는 출산과 육아 과정에 대한 인식과 진지한 공부가 필요하다. 무의식 중에 옳다고 믿고 있는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하고 맹신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공부해보아야 한다. 세상에 태어난 아기가 만나는 첫 3일, 첫 3주, 백일까지의 순간순간이 이 후 삶에 너무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끝으로 몇가지 '참고'할 만한 글을 적어둔다. 아래의 내용은 말 그대로 참고할 내용이며, 고정된 정답은 없을 것이다. 항상 부모는 아이의 상황을 찬찬히 살피고 각자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부모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열려있는 겸손한 마음이 필요할 뿐이리라. 지금 여름이는 우리밭에서 키워 갈무리해둔 고구마를 간식으로 먹고 기분이 좋아, 총총총 내 주위를 걸어다니며 동화책을 보고 음매음매 멍멍 소리를 흉내내고 있다. 건강하고 밝게 자라주는 것이 언제나 경의롭고 고마울 따름이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1. www.selfcare.or.kr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한 모임

2. cosmoslike.net/91  나의 블로그에 예방접종에 관해 공부하고 간단히 정리해 둔 글

3. www.blessbirth.com 열린가족조산원

4. www.icoopweb.or.kr/bbs/zboard.php?id=baby [생협웹진 - 공감 - 육아 게시판]
히라타 키요미(일본 모유전문가)의 모유수유에 대한 제대로 된 지침

5. 예방접종 어떻게 믿습니까? / 스테파니 케이브 지음 / 바람 펴냄 /
가 정의학전문의로 자폐를 치료하고 연구하다가, 예방접종과의 관련성을 찾게 되고, 예방접종에 대해 숨겨진 이야기를 책으로 쓰게 된다. 예방접종의 부작용과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한 방법이 무엇인지 자세히 적혀있으며, 옮긴이가 덧붙인 한국에서의 예방접종에 대한 실질적인 내용도 잘 정리되어 있다.

6. 예방접종 부모의 딜레마 / 그레그 버티 지음 / 잉걸 펴냄 /
필자는 첫 아이가 예방접종을 받은 후 부작용을 겪으면서, 예방접종에 대해 알아가기 시작했고 그 이후 태어난 6남매에게는 예방접종을 하지 않기로 했다.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보육시설에서 받아주지 않는 등 불의익을 받게 된다. 엄청난 재력으로 힘으로 위협하는 제약회사, 의사들에게 대항한 전쟁을 시작했다. 예방접종의 위험성보다는 이익이라고 단정되는 것들에 대해 논의를 집중하고 있다.

7. 백신 그리고 우리가 모르는 이야기 / 팀 오시 / 여문각 펴냄
미국식 예방접종 시행에 관한 것으로 백신의 역사와 면역체계, 백신의 부작용들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8. 농부와 산과의사 / 미셀 오당 / 녹색평론사
세 계적으로 권위있는 프랑스 산부인과 의사로 일하며 자연분만의 중요성을 알려온 미셀 오당의 책. 산업영농과 산업적 출산의 문제점을 비판하며, 현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다음 세대를 길러내는 데 핵심이 되는 농업과 출산에서부터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 나들목교회 월간지 [도시락]에 보내기 위해 쓴 글. 블로그에 올렸던 글과 겹치는 부분이 있어 트랙백을 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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