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2014. 8. 14. 17:24

오늘 하루.

분주했던 일이 끝나고, 지금 여기.

이 음악과 이 공간이 너무 좋아서, 여기에 머무르고 싶다.

퇴근하기 싫은 마음.

나는 어쩌면, 엄마라는 아내라는 삶보다는

나만의 삶, 나만의 방, 나만의 글, 나만의 책, 나만의 조용한 식사 시간을 좋아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저 이 시간이 머무르고 싶을뿐. 그 이상도 그 이상의 이상도 아닌.

창문 밖의 풍경이 눈부시지 않고, 적당히 흐리고 비오는 이 날씨가 참 좋은 날.

오늘은 그저 혼자로써의 나.

나만의 나로 있고 싶다.

 

'무릎딱지'라는 책을 읽고, 울었다.

읽어주면서 울었다. 나는 무엇이 그리 슬펐을까.

엄마를 떠나 보내고, 아빠를 떠나보내고, 아들을 남겨두고. 아빠를 남겨두어야 하는 아이들이 생각나서 였을까.

어쩌면, 얼굴을 볼 자신이 없었던 것은 바로 나였고,

일 뒤에 숨고 싶었던 것도 나였고,

연락을 못하고, 찾아가지 않은 것도 나였다.

미안하다고 말하지만, 미안할 짓을 한것도 바로 나였다.

그럼에도 그럴 수 밖에 없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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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처럼... 때로 흔들려도 꿋꿋하게 그 자리에 by cosmosl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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