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소녀

2006. 2. 17. 19:55
세상에는 보지말아야 하는 영화가 있다.
영화로 끝나지 않고. 진짜보다 더 생생한 삶. 그 자체를 보여주니깐.
천상의소녀. 마지막까지 너무 슬프고 막막해서 오랫동안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다만. 다행인것은 이제 아프간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
지난 달, 후원금으로 아프간 쿤두즈에 학교가 지어졌다. 관련기사
그 어색했던 아프간 여학생들의 사진이 이제 정말 의미있게 다가온다.
표정없이 어색하기만 했던 얼굴들이 이해된다.
일상 속, 나의 업무들이 살짝 새롭게 보인다.
그러고보니 꼭 봐야할 좋을 영화였구나. 세상을 다시 보게 해주는 영양가있는 영화.
원래 입에 쓴 게 몸에 좋다.

초록이 그립다

2006. 2. 16. 17:42
어느 유월. 가벼운 초록. 여린 초록빛이 참 좋다.

봄바람이 그립고. 뜨거운 여름도 그립다.
그래도 어쩌겠어. 기다려야지. 기다릴수 밖에.

첫번째 책 리스트

2006. 2. 14. 19:13
요즘 폴 투르니에의 '여성, 그대의 사명을' 라는 책을 읽고 있다.
그의 나이, 여든이 넘어 아내를 천국에 보내고 쓴 글이다.
오~ 놀랍고 섬세한 통찰력!
꼭 읽어보기를. 남성들도 꼭 읽어봐야 할 책.

그런데 들고 다니며 읽기는 좀 민망하다. 왜 그럴까? 왜 그럴까?
설명될 이유는 없지만 그냥 표지를 보여주기 싫다.
흠. 여전히 나의 성정체감을 부인하고 싶은 욕구 때문일까.

어쨋든.
나의 첫번째 책을 위한, 대략적인 첫번째 책 리스트를 마련했다.

Bittersweet Valentine

2006. 2. 8. 18:59

발렌타인데이를 겨냥해 온갖 초코렛이 넘쳐나는 요즘.
코코아농장에서 노동력 착취를 당하는 가난한 아이들에 대한 기사를 읽은 후.
으~ 나의 사랑스런 달콤 항우울제 초코렛이 달콤하게 느껴지지만은 않게 되었다.

지금 기아대책 홈피를 방문하면,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한 후원에 동참할 수 있다.
물론 코코아농장 아이들에게 직접 전달되진 않겠지만, 약간의 죄책감이라도 덜어보고자!
지난주 오랫만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IVP문서학교. 참 이름은 촌스러웠지만..
책과 글. 새롭고 부담없는 사람들에 파묻혀 참 행복했다.
따뜻한 햇볕이 들어오는 큰 창문 아래서.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을 옆에 앉아
책을 읽는 기쁨은! 정말 설명하기 어렵다.
상상만해도 즐거워짐.

가고 오는 길 오래간만에 탄 무궁화호도 참 낯설었다.
그동안 나는 참. KTX만 타고 다녔구나.
빨리 가는게 뭐 대수라고!
그냥 좀 천천히 가도 되는 길을.

침대 옆엔 언제나 책이 쌓여있지만
앉아서 책읽어본 것도 넘 오랫만이었다.
비밀이라는 폴 투르니에의 책을 사서 강의 짬짬히 읽었는데. (이 책의 서평은 담에 올리고! )
어쨋든. 연애하는 친구, 결혼한 분들, 결혼할 사람들,
또 그냥 사람들... 사람과 관계 맺는 누구에게든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사실 이곳에 간 가장 큰 목적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서였다.
홍성사 정애주 사장님.
복음과상황 편집장이었던 양희송 선생님.
한국의 CS Lewis가 될 가능성이 엿보이는 송인규 교수님.
내심. IVP 사람들도 궁금했고.
(실은 출판사로 이직을 곰곰히 생각하며 놀러간 IVP홈피에서 문서학교 안내문을 보고 신청했다)

정애주 사장님
멘토로 삼고 싶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란 이런 분을 일컫는다는 걸 온 몸과 맘으로 느꼈다.
출판 문외한으로 남편 (이재철 목사)이 두번이나 부도를 내고, 엄청난 빚만 남은 회사를.
셋째 아이를 낳은지 6개월 뒤부터 경영했다고.
하지만 바른 생각과
사람과 하나님 앞에 솔직함과 정직함으로 지금 이렇게 멋진 홍성사를 만들어내셨다.
거기다 얼굴도 아름답고 목소리도 좋으시니. (불공평한 하나님을 잠시 묵상했다)

그러면서도 4명의 아들을 키워내고
아이들이 학교 다니는 동안, 어머니회까지 하셨다니. 정말 감탄 뿐.
그것도 '촌지안주기' 같은 활동까지 하면서.

정직하게 열정을 가지고 사는 사람의 아름다움! 정애주 사장님처럼 살고 싶다.
홍성사에 가서 회사 청소라도 하며.
그 분 주위에 있으며 배우고 싶은 마음!
아~ 이력서에 쓰려면 10년은 되야 한다고 하셨는데. 난 이제 3년째.

양희송 선생님
청어람에서 일하는 후배와 같이 오셨다는 가느다란 끈으로 점심을 같이 먹었다.
아. 전설 같은 복음과 상황에서 이름으로만 뵙던 분을 직접만나다니.
나의 오바버전이 또 시작되어.
"오~ 너무 영광이예요" 라는 말을 시작으로 나의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들까지 술술 해버렸다.
소심한 o형인 나. 이제와 생각하니 민망하기도 하지만 마지막 명함 교환까지
확실한 인상을 남겼다고 혼자 생각하고 있다.
이직에 대해 고민하는 나에게 생계를 위한 직업은 직업으로.
그리고 글 쓰고 싶은건 그냥 현재 상태에서 쓰라고 하셨다.
하지만. 사실 둘다 힘들다.
첫째는 현재 나의 직장이 생계를 위한 직업으로 전락된다는 사실이 (아직은) 인정하기 싫고.
현재 상태에서 글쓰기를 하는건 나의 게으름 때문에 힘들다.
아~ 언제나 문제는 나.

양희송 선생님의 강의는
솔직히 많이 졸렸다.
(글 잘쓰는 분이 말씀까지 잘 하시면 다시한번 '불공평한 것같은 하나님'을 묵상할 뻔했다)
졸린 와중에도
"몸으로 글을 쓰세요. 몸으로 양으로 먼저 훈련하는게 필요하다"는 말씀이 남아있다.
그래서 이렇게 길게 주절주절 쓰고 있는 걸까.

송인규 교수님
끊임없는 언어유희들
"믿음이 없으니 비듬이라도. 할머니뼈 해장국"
오~ 짧은 나의 기억력을 탓할 수 밖에.
여튼. 언어유희와는 달리
너무 이성적이고, 체계적인 글과 표현들.
언젠가 CS Lewis 같은 교수님이 되실것 같다.


강의 듣다가
교재 한 귀퉁이에 적었다.
나도 책 쓰자.
현재 나의 관심분야. 또는 나의 고민거리. 나의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을 인정하자.
그리고 고민하며 책 읽고 글쓰자.
한 분야에서 스무권만 읽으면 자신만의 책을 한권 충분히 쓸수 있다고 했다.
요즘 나의 최대 관심사는 '여자로서 나'
솔직하게 나를 여자로 인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그만큼 성체성이 없었다는 이야기)
한 인간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민할 뿐 아니라
여자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마땅히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한동안 슬쩍 내 마음을 채웠던 고민들을 그냥 인정하기.

그리고 글 쓰기!
가장 개인적인 치열한 고민이
가장 정치적일수 있고 누군가와 공감할 수 있는 끈이 된다는 생각을 다시하며.

오~ 2박3일간 정말 많은 생각을 했네.
때로는 무작정 떠남이 큰 가르침이 되어 돌아온다.
역시나 나를 실망시키지 않은 떠남 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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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처럼... 때로 흔들려도 꿋꿋하게 그 자리에 by cosmosl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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